2020년 November 16일 By sd2078 미분류

전자서명법 개정안 내달 발효

[경향신문]

기존 공인인증서 계속 쓸 수 있어
‘금융인증서’로 업그레이드 준비
공공기관 홈피, 사설 인증서 허용

카카오페이 인증 ‘카톡 사용’ 강점
이통 3사 ‘패스’ 1800만여건 발급
네이버·KB·하나·NH 등 각축전

인터넷 초기인 1999년 7월 도입돼 복잡한 비밀번호 체계와 보안프로그램 설치 요구로 불만을 빚었던 공인인증서가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공인인증서의 독점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다음달 10일부터 발효된다. 앞으로 ‘공인인증서’라는 표현 자체가 사라지고, ‘사설’ 인증서들이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 ‘공인’ 떼고 ‘금융인증서’로

인터넷 쇼핑 때 공인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할 의무가 사라진 것은 이미 6년 전이다. 이른바 ‘천송이 코트’ 사건이 불거지면서다. 2014년 3월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씨가 입고 나온 의상을 중국인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하려다 공인인증서에 가로막혀 실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금융위원회는 같은 해 5월 전자상거래에서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규정을 폐지했고, 이후 여러 사설 인증서들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생체인증과 간편비밀번호의 사용으로 편의성도 크게 높아졌다.파워사다리

다음달 10일 이후에도 소비자 입장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기존의 공인인증서는 ‘공인’이라는 이름만 빠질 뿐 남은 유효기간까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의 공인인증서는 ‘금융인증서’로 업그레이드된다. 금융결제원은 공인인증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들과 공동작업을 해왔다. 현재 공인인증서가 영문·숫자·특수문자가 포함된 10자리 이상 비밀번호를 쓰고 공유(NPKI) 폴더에 저장되는 것과 달리 새 금융인증서는 지문 등 생체인식 방법, 패턴 인식, 6자리 간편비밀번호 등을 사용하게 된다. 또 클라우드를 사용해 인증서를 저장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PC나 모바일, USB에 저장하는 불편함도 사라진다. 유효기간도 현재의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15일 “전자서명법 시행에 맞춰 개발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국세청 홈택스, 정부24, 국민신문고 등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도 사설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9월 말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후보로 카카오, 한국정보인증, KB국민은행, NHN페이코, 패스(PASS) 등 5곳을 선정했다. 행안부는 연말까지 시범사업자를 최종 확정해 내년 1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 독점 사라진 시장, 누가 승리할까

국내 인증서 시장은 700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사설 인증서 가운데 현재 가입 건수 기준으로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카카오페이 인증’과 ‘PASS 인증’이다. 2017년 6월에 나온 카카오페이 인증은 올해 발급 건수가 9월 기준으로 1700만건을 넘어섰다.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이동통신 3사가 핀테크 업체 아톤과 손잡고 지난해 4월 내놓은 PASS도 편의성을 내세우고 있다. 모바일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후 약관동의와 핀(PIN) 번호를 설정하거나 생체인증을 하면 곧바로 발급된다. 인증서를 별도로 휴대폰에 등록하거나 PC로 내보내기 등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 유리하다. 지난 9월 기준 가입 1800만건을 넘어섰다.

금융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네이버도 지난해 6월 ‘네이버 인증’을 내놨다. 네이버는 자사의 웹브라우저 ‘웨일’에 네이버 인증서를 탑재해 모바일 이외에 PC에서도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지난 9월 기준 발급 건수가 120만건으로 ‘카카오페이 인증’이나 ‘PASS’에 비해서는 걸음마 단계다.

시중은행들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현재로선 KB국민은행이 사설 인증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KB모바일 인증’을 출시해 가입자가 530만명을 넘긴 상태다. 생체인식이나 패턴 인식으로 로그인할 수 있고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나 보안카드 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유효기간이 따로 없어 갱신할 필요도 없다. 하나은행은 지난 8월 휴대폰 기종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얼굴인증 서비스를 도입했고,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간편인증 서비스인 ‘NHOnePass’를 내놨다. 다른 은행들도 자사 모바일 앱에서 자체적으로 생체인증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공동으로 2018년 ‘뱅크사인’이라는 사설 인증서를 내놓은 바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높였으나 한번 발급해 모든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와 달리 타 은행 이용 시 새로 등록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가입자는 30여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금융당국은 공인인증서 폐지에 대비해 보안상의 문제 등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편리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성과 편리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면서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 전에 관련 제도 혁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프리미엄 충북 괴산 ‘절임 배추’

[서울신문]

충북 괴산군 문광면 괴산시골절임배추 공장에서 자동절단기로 반으로 자른 배추가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절임실로 이동하고 있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충북 괴산군 문광면 괴산시골절임배추 공장에서 자동절단기로 반으로 자른 배추가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절임실로 이동하고 있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해마다 김장철이면 충북 괴산군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절임배추가 불티나게 팔려서다.하나파워볼

지난 13일 괴산군 문광면에 자리잡은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 공장. 싱싱한 생배추들이 박스에 담겨 산더미처럼 앞마당에 쌓여 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자 큰일이라도 난 듯 빨리 나가라는 직원들의 고함이 들려 왔다. 군이 30억원을 투입해 마련한 이 공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해썹(HACCP) 인증을 받아 위생모자, 위생가운 등을 착용하지 않으면 대통령도 못 들어온다고 한다. 부랴부랴 복장을 갖추고 들어간 곳은 절단실. 직원들이 연신 자동절단기로 배추를 반으로 자르고 있었다.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이동하는 배추를 따라가 보니 절임실이 나왔다. 직원들이 배추를 차곡차곡 쌓으며 소금을 뿌리느라 분주하다. 이곳에서 20시간 가까이 절임과정을 거친 배추는 세척 후 포장돼 소비자들에게 발송된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있는 직원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있는 직원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직원들이 완성된 절임배추를 포장하고 있다.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직원들이 완성된 절임배추를 포장하고 있다.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괴산, 저공해 배추 최대 생산지

공장에서 만난 김기운(73) 괴산절임배추영농조합 상임이사는 “우리 절임배추가 유명해지다 보니 강릉, 봉화 등 전국 곳곳에서 노하우를 배우고 갔다”며 “4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저공해 배추를 재배해 공급하는데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자랑했다. 이어 “절임배추는 받으면 바로 김장하는 게 가장 좋다. 개봉만 하지 않으면 상온에서 5일까지는 괜찮다”며 “절임배추를 물에 한 번 씻는 사람들이 있는데 몸에 좋은 미생물이 제거되고 맛도 없어진다”고 했다.

‘프리미엄’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괴산 절임배추는 1996년 전국 최초로 문광면에서 시작됐다. 도시 주부들이 배추 절이는 과정과 김장쓰레기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는 뉴스를 접하고 농민들이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누군가 바로 김장할 수 있도록 배추를 절여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한국 주부들의 오랜 숙원이 한 방에 해결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일종의 김장혁명이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절임배추가 생산되지만 괴산 절임배추는 최고로 평가받는다.

음식은 재료가 좋아야 맛이 있다. 절임배추 역시 배추가 좋아야 하는데 괴산은 배추생산의 최적지다. 고도는 높고 기온은 서늘하다. 가을철 일교차는 10도가 넘는다. 토양은 pH 5.5~6.8의 약산성이다. 또한 농민들은 유기농엑스포를 여는 고장답게 계분과 천연영양제, 여름 내내 길렀던 옥수수대 등을 거름으로 사용하는 등 자연의 힘으로 90일간 배추를 길러 낸다. 이런 기후조건과 농민들의 노력은 최상의 배추를 만든다. 속은 꽉 차고 색깔은 먹음직스럽게 노랗다. 맛은 고소하고 아삭아삭하다. 양념까지 잘 배 김치맛이 그만이다.

절임배추의 풀질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는 소금이다. 괴산 농민들은 국내산 천일염으로 배추를 절인다. 2012년 전남 신안군 도초농협과 공급계약을 체결해 국내 최고의 천일염을 쓴다. 청결도 한몫한다. 생산과정에서 자동버블세척기와 수작업으로 3번 세척한다. 세척에 사용하는 물은 지하 150m 암반수다. 세척이 끝난 절임배추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곳을 통과해야만 포장된다. 청주에 사는 유근자(72)씨는 “사 먹는 음식은 맛과 함께 위생상태가 매우 중요한데 배송된 절임배추가 생각보다 깨끗해 너무 만족스러웠다”며 “4년 전부터 해마다 주문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열린 ‘2020 괴산김장축제’에서 한 가족이 김장체험을 하고 있다.괴산군 제공
지난 6일 열린 ‘2020 괴산김장축제’에서 한 가족이 김장체험을 하고 있다.괴산군 제공

●‘자연한포기’ 브랜드… 20kg당 3만 5000원

착한 가격도 괴산 절임배추의 대박비결이다. 지난해까지 8년째 예년과 같은 수준인 1상자(20kg)당 3만원을 받았다. 착한 가격 때문에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2010년 10월 괴산에 오기도 했다. 당시는 배추값이 폭등해 금배추로 불렸다. 작황 부진으로 배추 한 포기 값이 1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괴산 농민들은 배추 8~10포기가 들어간 시골절임배추 20㎏들이 한 상자를 2만 5000원에 팔았다. 그동안 절임배추를 팔아 준 손님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군청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군청에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인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인건비가 상승하고 각종 자재값이 올라 어쩔 수 없이 1상자 가격을 3만 5000원으로 결정했다. 괴산 절임배추는 군이 만든 ‘자연한포기’라는 브랜드로 판매된다. 올해는 670농가에서 115만 1000박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완판되면 402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한다.

괴산 절임배추는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군이 명성을 이어 가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2년간 공동연구해 신품종 ‘괴산1호’를 개발했다. 괴산1호는 통이 크고 줄기가 길며 단맛이 자랑이다. 기존 인기품종 4개와 진행한 평가회에서 모두 종합 1위를 차지해 전망이 매우 밝다. 군은 현재 4000㎡ 규모로 실증재배하며 재배 특성을 평가하고 있다.

절임배추 대박으로 자신감을 얻은 군은 지난해부터 김장축제까지 열고 있다. 지난해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열린 김장축제는 추운 날씨에도 총 10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축제의 백미인 우리가족 김장하기 행사는 참가비 12만원(4인 기준)을 부담해야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500여 가족, 2000여명이 몰려 현장에서 상당수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참가자들에게는 절임배추와 논산강경젓갈, 단양마늘 등 최고의 김장재료들이 공급됐다. 탄자니아와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 대사들도 축제장을 찾아 김장체험을 즐겨 김치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까지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온·오프라인 병행해 개최됐다. 김장체험은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속에 예약한 240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장세트는 온라인 판매도 했다. 김장축제에 참가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11월 한 달간 지역의 거점마을 12곳에서 괴산군 농가 김장행사도 진행된다. 현재 320개 팀이 예약했다. 군은 축제 기간 독도경비대와 코로나19 방역에 힘쓰는 의료진을 위한 김장나눔 행사도 가져 40박스(800kg)의 김치를 담갔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괴산김장축제는 청정자연에서 자고 나란 괴산절임배추로 김장을 담그며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축제”라며 “프로그램 다양화 등을 통해 명품축제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세번째 회고록 『약속의 땅』 출간
인세 725억원, 첫 흑인 대통령 기록
“바이든은 정직, 믿고 의지했다
반기문, 거절 어려운 착한 모범생”

2009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버락 오바마 부부와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부부가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09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버락 오바마 부부와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부부가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7일(현지시간)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을 출간한다. 상원의원이던 2006년 『아버지로부터 받은 꿈들』(Dreams From My Father), 대선에 출마한 해인 2008년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을 낸 데 이은 세 번째 회고록으로,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서 행정부를 이끈 8년의 기록이 담겼다.파워볼엔트리

CNN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선인세 6500만 달러(약 725억원)를 받고 집필한 768쪽의 이 회고록엔 미 해군특수부대(네이비실)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할 때의 긴박한 상황은 물론 가족과의 일상사까지 다뤄졌다.

그가 2009년 10월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된 전후 상황도 눈길을 끈다. 오바마는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왜 주지(For what)?”라며 놀랐다고 한다. 그는 “기대와 현실의 차이”를 걱정했고, 자신의 공적인 이미지가 부풀려져 있다며 그 거품을 빼려 신경썼다는 부분도 담겼다.

사진은 오바마 회고록 『약속의 땅』. [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오바마 회고록 『약속의 땅』. [로이터=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의 ‘차별적 정치’를 비판했다. 그는 “백악관에 입성한 ‘나’라는 존재가 저 안쪽 사회에 깊은 공황을 불러일으켰고 자연스러운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느낌을 준 것 같다”며 ‘백악관의 흑인’에 겁먹은 수백만 미국인(백인)의 마음을 트럼프 대통령이 “묘안을 약속하며” 이용했다고 썼다.

그는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정권 인수과정에서 모든 것이 순조롭도록 할 수 있는 걸 다했다”며 이를 높이 평가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상황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러닝메이트였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선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대통령으로 일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란 점과 (그가 부통령 자리에 있으므로) 내가 너무 어리다고 걱정하는 이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조는 정직하고 품위 있고 충성스러우며 평범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당시 대북 정책 수립 과정에서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과 호흡을 맞춘 기억도 언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바마는 취임 초기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을 한 뒤 수전 라이스 주 유엔대사가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가 통과되도록 역량을 발휘했다고 떠올렸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첫해인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을 시험 발사했고, 5월엔 제2차 핵실험을 했다.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제로 연설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 전날 북한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장거리 로켓을 태평양으로 발사했다”고 회고했다.

반기문 전 유엔총장에 대해서는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운 착한 모범생(nerdy kid) 같았다”고 했다.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예정된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앞두고 상원에 발목이 잡혀 있던 그는 국제회의에서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합의를 하기가 어려워 참석을 고민했다고 한다. 이런 오바마에게 반 전 총장은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한다. “(그때 나는) 대통령에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돼 반 전 총장을 백악관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부터) 기후변화 회의 참석을 약속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나는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게 됐다. 그는 정직했고 대단히 긍정적이었다. 특히 최우선 과제로 정한 기후변화 문제에선 대단히 끈질겼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트럼프 취임 직후 TPP서 탈퇴..바이든, 대중 강경방침 속 복귀 여부 안 밝혀
바이든 “새 무역합의 전에 국내투자부터”..NYT “미 수출업계 기반 잃을수도”

바이든 당선인 [AP=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 [A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중국이 참여하고 미국은 빠진 세계 최대규모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을 뺐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할지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은 상태다. 미 언론은 자칫 미국만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한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건 2017년 1월 취임식 사흘만이다.

TPP 탈퇴로 미국우선주의 기조를 실행에 옮긴다는 걸 전세계에 천명한 것이다. TPP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이라는 점도 탈퇴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TPP에서 빠진 공백을 활용해 중국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15일 회원국의 서명이 이뤄졌다.

관심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후 TPP 복귀 수순으로 견제에 나설지다. 현재는 미국의 탈퇴로 나머지 11개 국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구성한 상태다.

바이든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대중국 강경 대응 방침을 공언해 왔으나 TPP에 복귀할지 여부에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TPP는 추진 당시부터 미국 기업을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 준비 부족 상태로 노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서 비판이 있었던 사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여전히 논쟁적인 사안이고 바이든은 취임 후 TPP에 복귀할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복귀 여부가) 높은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취임 직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국내 문제 대응에 집중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당장 TPP 복귀 카드를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한 것이다.

국내적으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질 때까지는 새로운 무역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게 바이든 당선인의 방침이기도 하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큰 상황에서 국내적 경기회복과 제조업·기술 분야 투자를 선행하겠다는 취지다.

RCEP 서명 [EPA=연합뉴스]
RCEP 서명 [EPA=연합뉴스]

NYT는 “일부 무역전문가들에게 RCEP 서명은 나머지 세계가 미국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럽연합도 공격적으로 무역협상을 추진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이 무역합의에 서명할수록 미국 수출업계는 차차 기반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니퍼 힐먼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NYT에 “미국이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및 인프라 재건 같은 국내 사안에 초점을 맞추는 와중에 미국이 집안 정리를 할 때까지 다른 나라들이 기다려줄지 모르겠다”면서 대중국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RCEP 서명 소식을 전하면서 “무역정책을 마련하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초기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무역전문가 윌리엄 라인쉬는 WSJ에 “중국을 포함해 (회원국) 모두와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중대한 성취”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그 지역에서 미국이 원하는 정책이 뭔지 많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ari@yna.co.kr

수도권·강원 격상 예비경보 발령
19일부터 2주간 수능 특별방역
50㎡ 이하 식당도 테이블 간격 1m
교회 예배 좌석수의 30% 내 제한
수도권 평균 89.9명..100명 육박
강원도는 이미 1.5단계 기준 넘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00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확산세가 가파른 수도권과 강원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예비경보를 내렸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8명이다. 전날(205명)에 이어 이틀째 2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 4일(198명) 이후 최다 발생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글로벌 팬데믹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비교적 양호했던 우리나라 감염 확산세도 최근 심상치 않다”며 “정부는 오늘 수도권과 강원권에 예비경보를 내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중대본 1차장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최근 일상 곳곳에서 감염이 발생해 빠르게 확산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증가세를 꺾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다섯 단계로 세분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거리두기 다섯 단계로 세분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박 1차장은 이어 “(단계 격상은) 우리가 이미 경험한 대로 국민의 일상과 서민경제에 큰 어려움을 야기하는 만큼 단계 격상 없이 1단계에서 억제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검토하되 사회·경제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예비경보는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기 전 경고성으로 발령하는 경보다. 권역별 또는 시도별로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다음 단계 기준의 80%에 달할 때 미리 발령된다.

1.5단계 땐 노래방·결혼식장·장례식장 4㎡당 1명 제한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9일 0시부터 15일 0시까지 일주일간 발생한 수도권 확진자는 모두 629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89.9명이다. 거리두기 1단계 격상 기준인 일평균 확진자 수 100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강원권의 경우 일주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11.1명으로 이미 1.5단계 상향 기준(10명 이상)을 충족한 상황이다.

현재 충남 천안·아산, 강원 원주, 전남 순천·광양·여수 등 일부 지자체는 1.5단계로 격상한 상태다.

거리두기가 1.5단계로만 올라가도 자영업자는 적잖은 타격을 받는다. 면적 50㎡ 이상 소규모 식당·카페의 경우 테이블 간 간격을 1m 이상 띄우거나 손님을 좌석·테이블당 한 칸씩 띄워 앉혀야 한다. 손님을 최대 절반까지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1단계에서는 이런 핵심 방역수칙이 면적 150㎡에만 적용됐다.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노래방은 면적 4㎡당 한 명의 손님이 들어갈 수 있다. 노래방 안에서 음식을 먹지 못한다. 1단계에서는 이런 수칙이 없었다. 클럽, 헌팅포차 등에서는 춤추지 못하고, 좌석 간 이동이 엄격히 금지된다. 방문판매 홍보관은 오후 9시 문을 닫아야 한다. 아울러 결혼식장·장례식장·목욕탕에서도 인원 제한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면적 4㎡당 한 명이다.

종교 활동도 좌석 수 30% 이내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되고 소모임·식사는 금지된다. 스포츠 경기 관객 입장은 30% 이내로만 허용되며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최근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9월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요양시설 등 코로나19에 취약한 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발병보다는 소규모 산발 감염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박 1차장은 이날 호소문에서 “최근의 감염은 일가족 또는 결혼식이나 제사 모임을 계기로 시작된 집단감염이 직장 동료나 다중이용시설 이용자를 통해 전파된 이후 다시 그 가족과 지인으로 추가 확산하는 연쇄 감염이 일반적인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밀폐된 실내에서 사람들과 장시간 만나는 상황, 특히 식사처럼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상황은 피해 달라”며 “불가피한 약속이나 모임이라 하더라도 60대 이상 어르신이 있는 가정은 모임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1차장은 그러면서 “정부도 권역별 감염 확산 상황을 살피며 단계 상향 등 필요한 조치가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월 3일로 예정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교육부가 2주간 수능 특별방역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부터 12월 3일까지 학원과 교습소, 스터디카페의 강사·직원은 교육부의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 수능 일주일 전부터는 학원·교습소에 대면 교습 자제를 요청하고, 수험생에게도 학원·교습소, 스터디카페 이용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현재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확진 수험생을 위해 시도 거점 병원 및 생활치료센터 29곳에 120여 개 병상을 확보했다. 자가격리자를 위한 시험장은 총 113곳으로 754개 시험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시험장 학교는 수능 다음 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거나 재량휴업일을 운영하도록 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김경미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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